(서울=우리뉴스) 방현옥 기자 = 구로문화재단이 주최한 ‘봄은 고양이로다’ 전시회를 찾았다. 백영욱, 김대영, 할망(필명), 김하연, 남기형, 조은성 등 6명의 작가가 협업한 전시회다.
영화 감독으로 더 알려진 조은성 감독과 할망 작가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
이번 전시회에 영상작품으로 참여하시면서 전체적으로 전시를 구성하셨다 들었어요. 여섯 분이 함께하는 협업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실 거 같은데요.
조은성 감독 : 고양이에 대한 영화 작업을 하며 인연을 맺은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곤 해요. 지난해 언젠가 "봄날 고양이를 테마로 한 전시를 같이 기획해 보자"고 얘기를 나눴었는데 그걸 올해 실행하게 됐어요.
고양이 작가가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할망 작가 : 취미로 여러 가지 사진을 찍었어요. 어느 날 앵글에 잡힌 고양이가 마음에 들어 왔구요. 고양이 밥을 챙겨주며 고양이를 포커스로 사진을 찍고 그림도 그리며 고양이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서 길 위 고양이의 고단함을 알리고 싶었어요.
영화감독이시네요. 고양이에 대한 영화도 많구요.
조은성 감독 : 저의 관심사는 ‘고양이’와 ‘스포츠’ 그리고 기리고 싶은 ‘위인’ 딱 3가지예요. 그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인터뷰 이후 기자가 찾아보니 조은성 감독이 기획하거나 제작 또는 감독으로 참여한 영화에는 '고양이 집사', '꿈꾸는 고양이', '나는 공양이로소이다' 등의 고양이에 관한 영화와 '60만번의 트라이', '1984 최동원', '무현, 두도시 이야기', '시민 노무현' 등 다수가 있었다.
협업을 하시면서 힘들거나 개인전과 다른 점이 있으셨다면요.
할망 작가 : 2017년에 첫 전시회를 열었어요. 이후로 개인전만 10번을 했구요. 이번에 협업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고 넓은 공간에서 명망 있는 작가들과 함께해 더 많은 사람에게 고양이에 대해 알리는 계기가 돼 좋아요. 특히 어린이들이 많이 와서 고양이에게 친근함을 갖게 되는 모습을 보니 맘이 따뜻해지구요.
고양이가 특별한 이유가 뭘까요?
조은성 감독 : 저는 ‘공존’에 대해 고민이 많아요. 고양이와 공존이 무슨 관계일까 싶으시겠지만 길위의 작고 약한 생명체와의 공존에서 시작해 더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생각하는 거죠. 피부색이 다르거나 국적이 다르다고 혹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거부감을 갖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니까요.
반려동물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타인에 대한 배려로 연결되지는 않아 보여요.
조은성 감독 : 전반적인 사회추세로 보여요. ‘우리’라는 개념이 많이 희박해지고 ‘나’ 위주가 되고 있죠. 내가 잘나고 내가 잘해서 지금의 위치를 누린다고 생각하는 거죠. 부모의 여건이나 환경적⋅사회적 도움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고 나 자신의 노력에 의한 성취라고 착각하니 누군가와 나눈다는 생각을 못하게 되는 거겠죠. 공간이 단절돼 가고 계급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겁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못 다한 말씀 부탁드려요.
할망 작가 : 고양이를 학대만 하지 않아도 좋겠어요. 집마다 거리마다 고양이를 위한 급식소가 있는 마을인 ‘할망 고양이 로드’를 꿈꿔요. 특히 아픈 고양이와 배고픈 고양이를 위해 함께 하는 마을이요. 앞으로도 고양이를 돕는 일에 다양하게 참여해 메시지를 내면서 작업을 계속해 나갈 생각입니다. 고양이가 행복한 세상이 되면 우리 모두 행복해지는 좋은 세상이 되리라 생각해요.
조은성 감독 : 아이들이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요. 교육용으로 10분짜리 영상을 만들어 초등학교부터 시작해 그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세상이 달라지길 바래요. 교육현장에 계신 분들 중에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 계셔서 고양이를 통해서 어린이들에게 공존을 생각하게 하고 싶네요.
전시회는 구로문화재단 '구루지' 전시관에서 오는 11일까지 계속되며 작가 할망의 작품과 조은성 감독의 영상 외에도 인터뷰에 참석하지 못한 4명 작가들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구로문화재단 '갤러리 구루지' 담당 큐레이터 유영주 과장은 "이번 전시회는 인류와 오랜 역사를 함께해 온 많은 생명들에 대해 우리가 함께 연대하고 공존해 나가길 바라는 소망이 담겨 있다"며 "모든 존재가 자신의 삶을 계속할 수 있기를 그저 있는 그대로 존중받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칠 때마다 고양이를 보며 또 그리며 힐링한다는 ‘백영욱 작가’의 작품.
‘김하연 작가’의 모두가 잘 살다가 늙어서 죽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고양이의 눈을 통해 표현한 작품.
어떤 존재가 나에게 소중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좌절하기 쉬워 보이는 시대에 고양이를 통해 한숨을 바람결에 흘려보낸다는 ‘남기형 작가’의 작품
고양이가 귀엽거나 불편함의 존재가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 사람과 함께 공존한다는 사실을 작품을 통해 말하는 '김대영 작가’의 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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