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컷] 몰래 찍은 BTS 직캠 SNS에 올리면 처벌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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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1.06. 오전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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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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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지난해 5월 해외 매체 올케이팝은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의 직캠 5개가 1천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가운데 팬이 찍은 한 콘서트 무대 영상은 1천700만 조회수를 달성했죠.

주로 팬이 연예인을 직접 촬영한 영상물을 의미하는 직캠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인기인데요.

그런데 K팝 팬들 사이에서 앞으로 이런 직캠을 볼 수 없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공연장 내 무단 촬영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기 때문인데요.

지난달 11일 무소속 김홍걸 의원은 공연물의 무단 녹화 및 공중송신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개정안이 제정되면 공연장의 저작물을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녹음 또는 녹화하거나 공중송신하는 행위가 금지됩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죠.

김 의원은 "(영화관 등에서 상영되는) 영상저작물과 달리 공연저작물은 현행법에서 무단 녹화나 공중송신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지 않아 보호 체계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뮤지컬이나 연극 등 온·오프라인 공연을 녹화해 판매하는 이른바 '밀캠'(몰래 촬영한 영상), '밀녹'(몰래 녹음한 파일) 문제가 불거졌는데요.

박정인 해인예술법연구소장은 "지난 2년간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가 밀녹이 인터넷상 거래되는 걸 삭제하는 시정권고를 하고 있다"며 "공연업계에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공연 무단 촬영물이 공연을 대체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법안이 '직캠 금지법'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들은 직캠을 금지하면 K팝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요.

몬스타엑스 팬인 직장인 강모(25)씨는 "콘서트 직캠을 통해 새로운 팬이 유입되기도 하고 영상을 보면서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았는데 이를 법으로 막으면 K팝 산업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NCT 팬인 대학생 이모(23)씨는 "촬영을 금지하는 콘서트나 공연의 경우 팬들도 잘 따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법으로까지 제재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는 유료로 진행되는 콘서트장 내 직캠은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전세준 법무법인 제하 대표변호사는 "하나의 팬덤 문화로 자리 잡다 보니까 공연 저작권을 가진 사람이 문제로 삼지 않으면 묵인돼 왔던 것"이라며 "개인이 소장하는 건 괜찮겠지만 촬영물을 유튜브나 인터넷 등에 올리는 건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일각에선 공연계 저작권 침해가 심각한 만큼 '직캠 금지'라는 단어로 법안 취지를 왜곡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홍걸 의원실은 "발의된 법안 취지는 저작권자의 의사에 반해 불법적으로 공연을 녹화하고 공중송신하는 밀캠, 밀녹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직캠을 금지하는 법안이 아니니 확장 해석은 금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상위법을 고려해 법안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해당 법안이 현행법에서 허용하는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까지 제한하고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습니다.

박정인 해인예술법연구소장은 "본 법안은 우리 저작권법 제30조(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와 전면 충돌하는 부분이고 공중송신은 이미 처벌되고 있었기 때문에 옥상옥"이라며 "보완한다면 저작재산권자가 하지 말라고 명시적 의사를 밝혔음에도 영리를 목적으로 또 상습적으로 녹음, 녹화한 경우를 처벌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연을 무단 촬영하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공연 저작권 관련 제도 정비와 인식 변화가 어떻게 이뤄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박성은 기자 성윤지 인턴기자 최지항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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