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김찬휘쌤 <비례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 취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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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69회 작성일 20-05-06 16:58본문
[취임사] 비례민주주의연대 김찬휘 공동대표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로 선출된 김찬휘입니다.
4년 전 정당득표율 25.54%를 얻은 더불어민주당은 의석 41.0%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는 이렇듯 비례성이 결여된 선거 결과를 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현하자고 결의를 다졌습니다. 그 결과 부족하나마 공직선거법 개정의 쾌거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더불어시민당으로 33.35%의 지지를 얻은 더불어민주당은 전체 의석의 60%를 차지했습니다. 4년 전이 비례성의 ‘결여’였다면 이번 결과는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비례대표제 없이 소선거구제 다수대표제만 존재하는 나라에서나 있을 법한 선거 결과를, 우리는 ‘비례성의 난폭한 유린’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비례위성정당의 칼춤이 난무하는 광경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의 첫 번째 선거법 싸움은 일단 실패로 돌아갔다고 자인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1987년 6월에 거리 한 가운데에 있었습니다. 그때는 솔직히 선거법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현대적 민주주의가 ‘대의제’(representative) 민주주의라면 그 민주주의의 성패는 국민의 ‘대표’(representative)를 뽑는 과정의 적절성, 합리성, 공정성에 달려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최근 OECD 36개 나라의 국회 선거제도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Economist지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Economist Intelligence Unit가 매년 발표하는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2010년부터 줄곧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한 나라의 민주주의 발전을 선거제도의 민주주의에서만 기인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선거제도의 선진성은 간과하기 어려울 정도로 뚜렷합니다.
노르웨이는 100%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단원제 국회의원을 뽑습니다. 하지만 OECD 국가 중 22개 나라나 100% 정당명부식이므로 이 점이 도드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노르웨이는 일단 정당별로 투표용지가 다릅니다. 자기가 원하는 정당의 투표용지를 집어들면 됩니다. 투표용지에는 그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이 있지만, 정당이 정한 그 명부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리스트의 순번을 바꿀 수 있습니다. 13번을 2번으로, 이런 식으로요. 마음에 안 드는 후보는 지워버릴 수도 있습니다. 순번 수정과 삭제는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습니다.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서 19개 선거구로 권역별명부를 적용합니다. 하지만 권역별명부는 비례성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국구 득표율에 따라 정당의 의석수를 최종 보정합니다.
이런 선거제도를 우리는 가질 수 없는 것일까요? 2015년 민주주의지수에서 ‘결함 있는 민주주의’(Flawed democracy) 국가 대열로 내려앉은 한국은 5년째 이 대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2019년에는 23위로 두 계단 내려오기까지 했습니다. 위성정당 사태로 얼룩진 2020년의 한국 민주주의를 이 기관에서는 내년에 어떻게 발표할까요?
비례위성정당으로 인한 양당제의 강화는 정말 낙담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지만, 우리는 여기서 그만둘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가 시민사회 각 영역의 성숙한 발전의 소산이라고 할 때, 선거제도의 발전이라는 몫은 우리 ‘비례민주주의연대’에게 주어져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성정당 사태의 재발을 막고, 우리 현실에 맞는 민주적 선거제도를 연구하고,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면서 비례민주주의연대는 우리에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회원들을 믿고, 시민들의 지혜를 믿으며, 뚜벅뚜벅 전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5월 4일
비례민주주의연대 김찬휘 공동대표
안녕하세요. 이번에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로 선출된 김찬휘입니다.
4년 전 정당득표율 25.54%를 얻은 더불어민주당은 의석 41.0%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는 이렇듯 비례성이 결여된 선거 결과를 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현하자고 결의를 다졌습니다. 그 결과 부족하나마 공직선거법 개정의 쾌거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더불어시민당으로 33.35%의 지지를 얻은 더불어민주당은 전체 의석의 60%를 차지했습니다. 4년 전이 비례성의 ‘결여’였다면 이번 결과는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비례대표제 없이 소선거구제 다수대표제만 존재하는 나라에서나 있을 법한 선거 결과를, 우리는 ‘비례성의 난폭한 유린’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비례위성정당의 칼춤이 난무하는 광경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의 첫 번째 선거법 싸움은 일단 실패로 돌아갔다고 자인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1987년 6월에 거리 한 가운데에 있었습니다. 그때는 솔직히 선거법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현대적 민주주의가 ‘대의제’(representative) 민주주의라면 그 민주주의의 성패는 국민의 ‘대표’(representative)를 뽑는 과정의 적절성, 합리성, 공정성에 달려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최근 OECD 36개 나라의 국회 선거제도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Economist지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Economist Intelligence Unit가 매년 발표하는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2010년부터 줄곧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한 나라의 민주주의 발전을 선거제도의 민주주의에서만 기인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선거제도의 선진성은 간과하기 어려울 정도로 뚜렷합니다.
노르웨이는 100%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단원제 국회의원을 뽑습니다. 하지만 OECD 국가 중 22개 나라나 100% 정당명부식이므로 이 점이 도드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노르웨이는 일단 정당별로 투표용지가 다릅니다. 자기가 원하는 정당의 투표용지를 집어들면 됩니다. 투표용지에는 그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이 있지만, 정당이 정한 그 명부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리스트의 순번을 바꿀 수 있습니다. 13번을 2번으로, 이런 식으로요. 마음에 안 드는 후보는 지워버릴 수도 있습니다. 순번 수정과 삭제는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습니다.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서 19개 선거구로 권역별명부를 적용합니다. 하지만 권역별명부는 비례성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국구 득표율에 따라 정당의 의석수를 최종 보정합니다.
이런 선거제도를 우리는 가질 수 없는 것일까요? 2015년 민주주의지수에서 ‘결함 있는 민주주의’(Flawed democracy) 국가 대열로 내려앉은 한국은 5년째 이 대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2019년에는 23위로 두 계단 내려오기까지 했습니다. 위성정당 사태로 얼룩진 2020년의 한국 민주주의를 이 기관에서는 내년에 어떻게 발표할까요?
비례위성정당으로 인한 양당제의 강화는 정말 낙담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지만, 우리는 여기서 그만둘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가 시민사회 각 영역의 성숙한 발전의 소산이라고 할 때, 선거제도의 발전이라는 몫은 우리 ‘비례민주주의연대’에게 주어져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성정당 사태의 재발을 막고, 우리 현실에 맞는 민주적 선거제도를 연구하고,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면서 비례민주주의연대는 우리에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회원들을 믿고, 시민들의 지혜를 믿으며, 뚜벅뚜벅 전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5월 4일
비례민주주의연대 김찬휘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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