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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수스조합, 경향신문 연재 <반세기 기록의 기억> (26회) "세종대로 횡단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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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14회 작성일 22-07-0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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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정치영 (한국학 중앙연구원 교수)


50년의 시간 차이를 두고 세종대로를 건너는 행인들의 모습이 흥미롭다. 1971년의 흑백사진에는 신호등이 없어서인지 경찰관이 서 있고, 사람들이 왼손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질서정연하게 길을 걷는 사람들에서 연출된 사진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긴다. 사진 중앙에 높게 서 있는 전봇대도 눈에 띈다. 2021년의 사진은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붉은 신호등에 맞추어 깔끔하게 정비된 건널목을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건너고 있다. 전봇대는 사라졌고, 날렵하게 생긴 가로등이 줄지어 서 있다.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앞에서 출발하여 남쪽으로 뻗은 세종대로는 조선시대부터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도로이며, 제일 넓은 길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육조(六曹)를 비롯한 주요 관아가 길 양쪽에 들어서 있어 ‘육조거리’, 일제강점기에는 ‘광화문통(光化門通)’이라 불렀고, 1946년에 ‘세종로’라는 이름을 얻었다. 지금은 ‘세종대로’가 공식 명칭이다. 세종대로는 우리나라 도로의 어머니라고도 할 수 있다. 세종대로와 종로가 만나는, 세종로 네거리의 칭경기념비전(稱慶紀念碑殿) 앞에 도로원표(道路元標)가 있어 전국 국도의 원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도로원표가 대각선 맞은편 세종로파출소 앞으로 옮겨졌으며, 서울시와 전국 각 도시 간의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 세종대로만큼 많은 변화를 경험한 도로는 드물다. 가장 큰 변화는 2009년의 광화문광장 조성이다. 역사 복원, 조망권 확보, 문화공간 창조를 위해 길 중앙에 너비 34m, 길이 557m의 규모로 만들어진 광화문광장은 촛불집회 등으로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공간이 되었다.

2021년 사진에서 뒤쪽으로 보이는 낮은 두 건물은 왼쪽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오른쪽이 미국대사관이다. 1971년 사진을 보면, 두 건물이 똑같은 형태를 지니고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미국 원조로 지은 정부청사였다. 1961년 국가재건최고회의를 시작으로 경제기획원, 문화체육관광부 청사로 사용되다가 2012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되었다. 이 건물을 짓고 원조자금이 남자, 동일한 설계로 바로 옆에 지은 것이 미국대사관 건물이다. 그래서 쌍둥이처럼 같았으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박물관으로 리모델링을 하면서 외관이 달라졌다.

정치영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지리학전공 교수

https://news.v.daum.net/v/202207010300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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