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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수스조합의 경향신문 연재 <반세기,기록의 기억> (5회) 한진 KAL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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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48회 작성일 22-02-0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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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한진빌딩은 1969년 9월에 세워졌다. 대한항공이 사옥으로 쓰려고 지어 처음에는 KAL빌딩이라고 불렀다. 지금은 평범한 건물이지만, 준공식에 교통부 장관과 서울시장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장안의 화제였다. 항공사 건물답게 우리나라 최초로 헬리콥터가 착륙할 수 있는 헬리포트를 설치하였으며, 지하 주차장과 냉방시설을 갖춘 것도 당시로서는 드문 일이었다. 무엇보다 23층짜리 한진빌딩은 1969년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이 빌딩이 건립될 때, 서울에 10층 이상의 건물이 59동밖에 없었다. 한진빌딩은 이듬해인 1970년 광화문에 정부서울청사가 지어지면서 1위 자리를 내놓았다. 정부서울청사가 한진빌딩보다 층수는 낮지만 높이는 더 높다. 이 무렵부터 서울은 평면에서 입체로 탈바꿈하였으며, 지금은 30층 넘는 건물이 즐비한 마천루의 숲을 이루고 있다.
왼쪽 사진은 1971년 한진빌딩 23층의 스카이라운지 모습이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곳인 만큼 전망이 훌륭하여 고급레스토랑으로 운영되었다. 젊은 연인들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이 찾는 서울의 명소였다. 창 밖으로 명동성당을 비롯한 명동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멀리 아차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50년이 지난 후인 오른쪽 사진을 보면, 이곳은 여전히 식당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구내식당으로 사용되어 과거의 화려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으며, 창밖 풍경도 크게 변하였다. 명동 일대가 고층 건물로 가득 차서 전체가 보이던 명동성당은 겨우 종탑만 머리를 내밀고 있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 50년 전 사진에 있다. 젊은 남성이 고급식당의 실내에서 담배를 손에 쥐고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담배의 해악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서 실내외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장소에서 흡연이 용인되었다.
한진빌딩은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1971년 9월15일 이곳에서 ‘KAL빌딩 방화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당시 한진상사는 베트남에 많은 노동자들을 파견했는데, 임금체불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이 이 건물에 방화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1970년의 전태일 분신 이후 노동운동이 증가하던 사회적 분위기에서 폭발력이 매우 컸던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 칼럼에 게재된 신문의 사진은 셀수스협동조합 사이트(www.celsus.org)에서 다운로드해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해도 됩니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202040300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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