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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수스조합이 제공한 사진으로 쓰여진 법보신문 칼럼 <도피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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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0회 작성일 25-05-2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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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형진 (셀수스협동조합 이사장)

보통 사찰의 이름은 ‘불국사’ ‘조계사’처럼 세 글자로 이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도피안사(到彼岸寺)’는 예외적으로 네 글자다. ‘도(到)’는 도달함을, ‘피안(彼岸)’은 생사고해의 강을 건너 도달하는 열반의 세계를 뜻한다. 즉, 도피안사는 ‘고통을 넘어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사찰’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이 절은 나지막한 산자락에 안기듯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절 마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높이 4.1m의 삼층석탑이 눈에 들어온다. 그 뒤편 대적광전에는 철원 땅에서 채취한 철로 제작된 철불이 자리를 잡고 있다.

신라시대 풍수지리의 대가인 도선국사는 명당이 아닌 이곳에 도피안사를 창건했다. 좌청룡, 우백호, 배산임수의 조건은 많이 부족하지만, 흩어지는 기운을 모아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 일환으로 삼층석탑은 그 기운을 모으는 중심축이 되었고, 철불은 대지를 누르고 중생의 삶을 붙드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이 수행의 공간이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에 점령되면서 전각이 모두 불타고 말았다. 이후 군사분계선 인근에 있는 종군 사찰이 되며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되었다. 1971년에 찍은 사진 속, 군인들의 모습을 보면 그 당시 남북한 대치국면의 긴박한 상황을 느낄 수 있다.

도피안사는 외부와 단절되며 잊혀져 갔지만, 1985년 절이 군인들 관리 하에서 대한불교조계종으로 이관되며 민간인도 부처님께 예불을 드릴 수 있게 되었다.

한국전쟁 중 폭격으로 넘어졌던 삼층석탑을 다시 세운 건 단순한 외형 복원이 아닌, 고통을 통과한 상징이 되었다. 무너짐 또한 수행이며, 고통의 강을 건너야만 피안에 이를 수 있다는 ‘도피안사’ 절 이름을 반영한 것이다.

깨달음은 고통을 외면한 자가 아니라, 고통을 통과한 자만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다 지치고 힘들 때, 도피안사의 삼층석탑을 떠올려보자. 수행의 증표인 이 석탑처럼, 우리도 다시 설 수 있다. 그것이 이 사찰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이름이 네 글자인 까닭이다.

출처 : 법보신문(https://www.beopbo.com)
https://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329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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