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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수스조합, 경향신문 연재 <반세기 기록의 기억> (59회) "불국사 구품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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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37회 작성일 23-02-1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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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형진 (셀수스협동조합원)


1968년에 불국사로 수학여행을 왔던 고등학생들이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다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불국사의 과거와 현재 사진을 비교하며 ‘숨은 그림 찾기’ 투어를 시작하겠습니다.

1968년 사진, 왼쪽 동그라미에는 다보탑, 석가탑이 보이지만 2021년 동일한 위치에서 찍은 사진에는 탑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불국사를 복원할 때 제작된 ‘회랑’이 시야를 가렸기 때문입니다. ‘회랑’은 2021년 사진 동그라미에 보이는 ‘지붕이 있는 복도’입니다.

1968년 사진, 오른쪽 동그라미에 부처님의 나라로 들어간다는 다리가 보입니다. 이 다리의 이름은 청운교와 백운교입니다. 반세기 전, 수학여행 와서 이 다리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고요? 그러면 계단마다 난간이 없어 낙상의 위험 기억하세요? 지금은 돌난간이 끼워져 있습니다.

다음은 불국사에 숨겨져 있는 천년의 보물은 무엇일까요? 난도가 높아 힌트 나갑니다. 그 힌트는 1968년 사진의 현판, 범영루에 있습니다.

‘범영루(泛影樓)’는물(연못)에 누각이 비쳐서 붙여진 이름인데 두 장의 사진에 연못은커녕 물의 흔적조차 없으니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신라시대 때, 불국사를 창건하면서 토함산 골짜기 물을 끌어들여 연못을 만들었습니다. 그 연못의 이름은 ‘구품연지’입니다. 천년의 보물은 ‘구품연지’입니다. 범영루가 연못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비쳤던 것이지요. 구품연지 터는 수학여행 학생들이 집결하는 장소, 백운교 앞마당입니다.

그런데 왜 구품연지는 숨겨졌을까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구품연지의 흔적을 메워버렸고 1973년, 박정희 정권이 연못의 위치를 확인했지만 복원공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수학여행, 신혼여행 등 밀려드는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백운교 앞마당밖에 없어서 구품연지를 발굴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사람들 동선에 방해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불교를 상징하는 연꽃 가득한 구품연지가 사라졌습니다.

불교 경전에서 부처님의 나라(불국)로 가려면 “물을 건너고 구름 위를 지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물이 ‘구품연지’고 구름이 청운교(푸른 구름), 백운교(흰 구름)인데 경전의 부처님 말씀을 공염불로 만들어버린 박정희 정권의 어이없는 문화정책입니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21703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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