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수스조합, 경향신문연재 <반세기 기록의 기억> ( 90회) "광화문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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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45회 작성일 23-09-26 15:48본문
글쓴이 : 정치영 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지리학)
2023년의 사진에는 세종대왕 동상, 광화문 등이 보여 이곳이 어디인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이 많겠지만, 1971년의 사진만으로는 어느 곳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눈 밝은 사람들, 그중에서도 적어도 50대 이상의 사람들만 넓은 길의 모습과 멀리 살짝 보이는 돔형 첨탑을 가진 건물 등으로 이곳이 세종대로, 지금의 광화문광장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붕에 첨탑이 있는 건물은 지금은 사라진 중앙청, 옛 국립중앙박물관이다.
1971년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점들이 적지 않다. 우선 차보다 사람이 훨씬 많으며, 길을 따라 줄 지어선 공중전화 부스가 눈에 띈다. 20개 가까운 많은 전화부스는 이곳이 사람들의 통행량이 많은 번화가임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부스 바닥에는 가지런히 타일이 깔려 있고, 번호가 적힌 유리문이 달린 금속제의 부스 안에는 오렌지색 전화기가 설치돼 있다. 그런데 부스 속 여성은 전화를 걸지 않고 책을 읽고(?) 있다. 두꺼워 보이는 책은 지금은 자취를 감춘 전화번호부이다.
당시 매년 발행되던 전화번호부는 전화를 가진 사람들과 업체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가 모두 기재돼 있었다. 지금은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당시 공중전화는 때론 긴박한 소식을, 때론 사랑을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했고, 전화부스는 갑작스러운 비를 피하는 피난처, 또 취객의 화풀이 대상이기도 했다.
넓은 인도 중앙에는 7개의 별이 그려진 ‘칠성사이다’ 광고가 박힌 천막이 있고, 그 아래 설치된 벤치에 사람들이 쉬고 있다. ‘신신파스’ 광고와 “휴지는 이 통에”라는 문구가 적힌 철제 쓰레기통이 보인다. 이로 미루어보아 이곳이 버스정류장 부근으로 추정된다. 사각형 보도블록 바닥은 온통 검은 껌 자국으로 얼룩져 있다.
2023년의 사진에는 세종대왕 동상, 광화문 등이 보여 이곳이 어디인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이 많겠지만, 1971년의 사진만으로는 어느 곳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눈 밝은 사람들, 그중에서도 적어도 50대 이상의 사람들만 넓은 길의 모습과 멀리 살짝 보이는 돔형 첨탑을 가진 건물 등으로 이곳이 세종대로, 지금의 광화문광장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붕에 첨탑이 있는 건물은 지금은 사라진 중앙청, 옛 국립중앙박물관이다.
1971년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점들이 적지 않다. 우선 차보다 사람이 훨씬 많으며, 길을 따라 줄 지어선 공중전화 부스가 눈에 띈다. 20개 가까운 많은 전화부스는 이곳이 사람들의 통행량이 많은 번화가임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부스 바닥에는 가지런히 타일이 깔려 있고, 번호가 적힌 유리문이 달린 금속제의 부스 안에는 오렌지색 전화기가 설치돼 있다. 그런데 부스 속 여성은 전화를 걸지 않고 책을 읽고(?) 있다. 두꺼워 보이는 책은 지금은 자취를 감춘 전화번호부이다.
당시 매년 발행되던 전화번호부는 전화를 가진 사람들과 업체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가 모두 기재돼 있었다. 지금은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당시 공중전화는 때론 긴박한 소식을, 때론 사랑을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했고, 전화부스는 갑작스러운 비를 피하는 피난처, 또 취객의 화풀이 대상이기도 했다.
넓은 인도 중앙에는 7개의 별이 그려진 ‘칠성사이다’ 광고가 박힌 천막이 있고, 그 아래 설치된 벤치에 사람들이 쉬고 있다. ‘신신파스’ 광고와 “휴지는 이 통에”라는 문구가 적힌 철제 쓰레기통이 보인다. 이로 미루어보아 이곳이 버스정류장 부근으로 추정된다. 사각형 보도블록 바닥은 온통 검은 껌 자국으로 얼룩져 있다.
2023년 사진은 같은 곳을 찍은 사진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완전히 달라져 있다. 인도와 차도를 합쳐 시원하게 넓어진 광화문광장에는 세종대왕 동상이 세워졌다.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아도, 말끔하게 정비된 바닥에는 껌 자국은 물론, 휴지 조각 하나 보이지 않는다. ‘발전’이라 보아야겠지만, 왠지 사람 냄새 나는 1970년대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9212024015
2023년의 사진에는 세종대왕 동상, 광화문 등이 보여 이곳이 어디인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이 많겠지만, 1971년의 사진만으로는 어느 곳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눈 밝은 사람들, 그중에서도 적어도 50대 이상의 사람들만 넓은 길의 모습과 멀리 살짝 보이는 돔형 첨탑을 가진 건물 등으로 이곳이 세종대로, 지금의 광화문광장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붕에 첨탑이 있는 건물은 지금은 사라진 중앙청, 옛 국립중앙박물관이다.
1971년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점들이 적지 않다. 우선 차보다 사람이 훨씬 많으며, 길을 따라 줄 지어선 공중전화 부스가 눈에 띈다. 20개 가까운 많은 전화부스는 이곳이 사람들의 통행량이 많은 번화가임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부스 바닥에는 가지런히 타일이 깔려 있고, 번호가 적힌 유리문이 달린 금속제의 부스 안에는 오렌지색 전화기가 설치돼 있다. 그런데 부스 속 여성은 전화를 걸지 않고 책을 읽고(?) 있다. 두꺼워 보이는 책은 지금은 자취를 감춘 전화번호부이다.
당시 매년 발행되던 전화번호부는 전화를 가진 사람들과 업체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가 모두 기재돼 있었다. 지금은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당시 공중전화는 때론 긴박한 소식을, 때론 사랑을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했고, 전화부스는 갑작스러운 비를 피하는 피난처, 또 취객의 화풀이 대상이기도 했다.
넓은 인도 중앙에는 7개의 별이 그려진 ‘칠성사이다’ 광고가 박힌 천막이 있고, 그 아래 설치된 벤치에 사람들이 쉬고 있다. ‘신신파스’ 광고와 “휴지는 이 통에”라는 문구가 적힌 철제 쓰레기통이 보인다. 이로 미루어보아 이곳이 버스정류장 부근으로 추정된다. 사각형 보도블록 바닥은 온통 검은 껌 자국으로 얼룩져 있다.
2023년의 사진에는 세종대왕 동상, 광화문 등이 보여 이곳이 어디인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이 많겠지만, 1971년의 사진만으로는 어느 곳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눈 밝은 사람들, 그중에서도 적어도 50대 이상의 사람들만 넓은 길의 모습과 멀리 살짝 보이는 돔형 첨탑을 가진 건물 등으로 이곳이 세종대로, 지금의 광화문광장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붕에 첨탑이 있는 건물은 지금은 사라진 중앙청, 옛 국립중앙박물관이다.
1971년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점들이 적지 않다. 우선 차보다 사람이 훨씬 많으며, 길을 따라 줄 지어선 공중전화 부스가 눈에 띈다. 20개 가까운 많은 전화부스는 이곳이 사람들의 통행량이 많은 번화가임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부스 바닥에는 가지런히 타일이 깔려 있고, 번호가 적힌 유리문이 달린 금속제의 부스 안에는 오렌지색 전화기가 설치돼 있다. 그런데 부스 속 여성은 전화를 걸지 않고 책을 읽고(?) 있다. 두꺼워 보이는 책은 지금은 자취를 감춘 전화번호부이다.
당시 매년 발행되던 전화번호부는 전화를 가진 사람들과 업체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가 모두 기재돼 있었다. 지금은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당시 공중전화는 때론 긴박한 소식을, 때론 사랑을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했고, 전화부스는 갑작스러운 비를 피하는 피난처, 또 취객의 화풀이 대상이기도 했다.
넓은 인도 중앙에는 7개의 별이 그려진 ‘칠성사이다’ 광고가 박힌 천막이 있고, 그 아래 설치된 벤치에 사람들이 쉬고 있다. ‘신신파스’ 광고와 “휴지는 이 통에”라는 문구가 적힌 철제 쓰레기통이 보인다. 이로 미루어보아 이곳이 버스정류장 부근으로 추정된다. 사각형 보도블록 바닥은 온통 검은 껌 자국으로 얼룩져 있다.
2023년 사진은 같은 곳을 찍은 사진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완전히 달라져 있다. 인도와 차도를 합쳐 시원하게 넓어진 광화문광장에는 세종대왕 동상이 세워졌다.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아도, 말끔하게 정비된 바닥에는 껌 자국은 물론, 휴지 조각 하나 보이지 않는다. ‘발전’이라 보아야겠지만, 왠지 사람 냄새 나는 1970년대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921202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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