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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수스조합, 경향신문연재 <반세기 기록의 기억> (105회) "롯데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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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81회 작성일 24-01-1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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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정치영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지리학 교수)

2024년 사진은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호텔 모습이다. 오른쪽 건물이 1979년에 지은 본관(메인 타워)이며, 왼쪽이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1988년에 문을 연 신관(이그제큐티브 타워)이다. 본관은 지상 38층, 지하 3층 규모로, 개관 당시 동양 최대 규모의 호텔이었고, 31층의 삼일빌딩을 누르고 서울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 되었다. 본관 건축에는 경부고속도로 공사비에 버금가는 비용이 들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본관 자리에는 그전에도 반도호텔이라는 호텔이 있었다는 것이다. 1971년 사진의 육중한 건물이 바로 반도호텔이다. 이 호텔은 1936년 노구치 시타가우라는 일본인이 만들었다. 그는 당시 “조선반도의 사업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반도에서 여러 사업을 하였다. 조선총독부의 비호 아래, 함경남도에 부전강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흥남에 그 유명한 질소비료공장을 운영하였다. 그가 설립한 회사는 지금도 화학공업, 건설업을 위주로 한 일본 굴지의 대기업이다. 그 가운데 짓소(Chisso)라는 화학공장은 수은중독으로 인한 공해병인 미나마타병을 일으키기도 했다.

노구치 시타가우가 반도호텔을 지은 이유가 재밌다. 당시 서울에서 가장 좋은 호텔은 조선총독부가 직영하던 조선호텔이었는데, 하루는 그가 작업복 차림으로 조선호텔에 갔다가 허름한 차림이 호텔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쫓겨났다. 이에 분개한 그는 조선호텔과 가까운 부지를 사들여 조선호텔보다 더 높고 크게 8층짜리 호텔을 짓고, 4층인 조선호텔이 내려다보이는 5층에 자신의 사무실을 만들었다. 이 호텔은 임대용 상가와 사무실, 호텔이 한 건물 안에 있는 오피스텔 형태의 호텔이었다.

반도호텔은 1974년까지 서울 최고의 호텔로 영업하며, 한국 정치사와 인연을 맺었다. 해방 직후에는 미군정청이 사무실로 썼으며, 자유당 국회의원 이기붕과 제2공화국 총리 장면이 8층에 집무실을 두었다. 1963년 이후에는 국제관광공사가 운영하였으나, 노후화로 인해 점차 다른 호텔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이에 박정희 대통령의 투자 제의로,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인수하여 1974년 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호텔을 지었다. 신격호는 롯데호텔 본관 옆에 당시 한국 최대 규모의 롯데백화점을 열었고, 다시 산업은행 본점 자리에 호텔 신관을 지어 거대한 ‘롯데 타운’을 완성하였다.

https://m.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0111200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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