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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수스조합, 경향신문 연재 <반세기 기록의 기억> (78회) <을지로1가 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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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20회 작성일 23-07-0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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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정치영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지리학 교수)


두 장의 사진은 서울시 중구 을지로 1가 사거리의 북서쪽에서 남동쪽을 바라보고 찍은 것이다. 즉 하나은행 본점 쪽에서 대각선 건너편에 있는 명동 쪽을 본 모습이다. 을지로 1가
사거리는 을지로와 남대문로가 만나는 교차점이다. 남대문로는 남대문에서 종각까지 이어지는 길로 조선시대 한성의 남북축이었으며, 종로와 함께 서울 도심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을지로는 일제강점기에 황금정통(黃金町通)이라 불렸다. 이 일대는 일제강점기에도 은행과 상점, 업무시설이 밀집한 서울의 대표적인 상업 및 업무지역이었다.

1971년 사진을 보면, 길을 건너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중앙에는 ‘한국 전력’이란 입간판을 단 건물이 보인다. 간판은 없어졌지만, 이 건물은 현재 사진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 지금은 고층 건물 사이에 끼어 보잘것없지만, 1928년 건립된 한국 최초의 근대식 오피스 건물인 경성전기주식회사(京城電氣株式會社)의 사옥이었다. 당시에는 엘리베이터와 채광용 바닥 유리블록이 설치된 5층 건물이었고, 한국 최초로 내화 및 내진 설계가 돼 있었다. 1961년에 경성전기, 조선전업(朝鮮電業), 남선전기(南鮮電氣) 등 3개 전기회사가 통합돼 한국전력주식회사(韓國電力株式會社)가 만들어졌을 때 본사 건물이 되었고, 1965년에는 2개 층을 증축했다. 지금도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로 사용되고 있어 100년 가까이 그 용도가 바뀌지 않은 것이다. 2002년에는 근대 건축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기도 했으니, 이 일대를 지나갈 일이 있으면, 한 번쯤 눈여겨봄 직하다.

 
한국전력 오른쪽 뒤로 보이는 19층의 명동N빌딩은 마침 1971년에 완공돼 그해 사진에 등장했는데, 2023년에 리모델링을 마쳐 외관이 달라졌다. 1971년 사진에는 없는 한국전력 왼편 20층의 을지한국빌딩은 1986년에 들어섰다. 2023년 사진에 나오지 않은 1971년 사진 맨 오른편의 짙은 색 건물은 산업은행 본점이었다. 전신인 일제강점기의 조선식산은행(朝鮮殖産銀行) 건물이었는데, 1970년대 롯데에 매각돼 현재 이 자리엔 롯데호텔과 롯데백화점이 서 있다.


https://m.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6300300015#c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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