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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수스조합 , 경향신문 연재 <반세기 기록의 기억> (24회) "남대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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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43회 작성일 22-06-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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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형진

남대문시장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노점상.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나오는 ‘Don’t let me be Misunderstood’ 노래 초반의 쿵작쿵작 2박자 장단처럼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며 “골라! 골라! 아줌마도 골라! 아가씨도 골라!” 랩을 하고 있다. 국보 ‘숭례문(남대문)’에 인접해서 숭례문시장이라 해야 하는데 다들 남대문시장이라고 했다.

다른 별칭은 도떼기시장. 조선 후기 객주들이 남대문시장에서 물건을 돗자리 째로 넘기는 것을 도떼기라고 해서 도떼기시장이라고 불렀다. 번잡한 상황을 도떼기시장이라 칭하는 연원이 여기에서 나왔다. ‘도떼기’는 ‘도매’의 기원이다.

도깨비시장도 생겨났다. 1970년대 양담배, 양주, 외제 화장품 등 밀수품을 팔던 상가에 단속반이 들이닥치면 상인들이 번개처럼 물건을 감췄다가 다시 꺼내 장사하는 걸 도깨비 같다고 해서 도깨비시장이라 불렸다. 시장 상인들은 단속반을 비웃기도 했지만, 특히 노점상에게 단속반은 지옥의 사신이다. 1971년 사진에 노점상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 건, 단속이 워낙 셌기 때문이 아닐까.

파리패션 말고 남문패션이 유행했다. 1980년대, 남대문시장 여성의류가 전국의 디자인을 주도해서 시장 옷이 ‘패션’급으로 높아졌고 새벽마다 지방 상인들이 대절한 버스로 올라와 산타클로스 선물 보따리처럼 옷을 잔뜩 떼어갔다.

재래시장 길바닥이 훤한 것을 본 적이 있는가? 2021년 사진을 보면 남대문시장이 관광특구로 지정되고 한류에 힘입어 외국 관광객들이 몰려오자 시장 안에 호텔도 생겨났지만, 코로나19가 사람 씨를 말려버렸다. 마수걸이(첫 장사)도 못하고 덤으로 더 주고 싶은 단골의 발길도 끊겼지만 ‘국보 남대문’만 빼고 다 팔 수 있는 시장이 남대문이다. 백화점, 대형 슈퍼마켓, 온라인 쇼핑몰 등에 재래시장은 밀릴 수밖에 없지만 볼거리, 먹거리 등으로 한국 최대 시장의 600년 전통을 이어나가려 하니, 국보 ‘남대문’만 구경하지 말고 남대문시장에 와서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려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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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에 게재된 신문의 사진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20617030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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